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공공 돌봄 서비스는 어차피 신청해도 자리가 없다"는 생각을 오래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아예 알아볼 생각조차 못 했던 시간이 꽤 됩니다. 그런데 수원시가 365일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는 긴급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솔직히 조금 멍해졌습니다.
긴급 돌봄과 야간연장 돌봄,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나
갑자기 야근 연락이 오는 그 순간, 워킹맘들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뭔지 아십니까? 저는 "아이를 어디 맡기지"가 아니라 "이번에도 또 폐 끼치는구나"였습니다. 친정도 시댁도 쉽게 부를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막막함은 꽤 오랫동안 반복됐습니다.
수원시는 이런 상황을 위해 초등 시설형 긴급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설형 긴급 돌봄이란 민간 베이비시터처럼 개인에게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인된 돌봄 시설이 직접 아이를 보호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당일 신청도 가능하고, 이용 요금은 시간당 5,000원입니다. 민간 돌봄 서비스는 시간당 1만 원에서 1만 5천 원 이상인 경우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부담이 상당히 다릅니다.
운영 시간은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이고, 연중무휴로 운영됩니다. 여기서 연중무휴 돌봄이란 단순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문을 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명절 당일처럼 가장 난감한 시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뜻이고, 저처럼 예측 불가능한 일정이 잦은 가정에는 심리적 안전망 역할을 합니다.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은 수원시 4개 구에 걸쳐 총 5곳입니다.
- 장안구 연무동: 다 함께 돌봄 센터 16호점
- 장안구 파장동: 수원소망 지역아동센터
- 권선구 호매실동: 주이레 지역아동센터
- 팔달구 매교동: 다 함께 돌봄 센터 15호점
- 영통구 매탄동: 다 함께 돌봄 센터 6호점
※ 신청은 경기도 아동 언제나 돌봄 홈페이지 또는 콜센터(070-8219-3649)로 가능합니다.
거주지 제한 없이 만 6세에서 12세 초등학생이라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야간 연장 돌봄은 별도의 지역아동센터 5곳에서 운영됩니다. 여기서 야간 연장 돌봄이란 방과 후 일반 운영 시간을 넘어 늦은 밤까지 보호, 급식, 생활지도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장안구 파장동과 연무동, 권선구 평동, 영통구 매탄3동과 매탄4동에 각각 한 곳씩 운영 중이며, 연무동 광교 지역아동센터는 밤 12시까지, 나머지 네 곳은 밤 10시까지 운영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맞벌이 가구 비율은 전체 유배우 가구의 약 46%에 달하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이런 수치를 보면 긴급 돌봄이 특수한 계층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일반 가정의 일상적 필요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 함께 돌봄 센터·지역아동센터, 단순 보육 그 이상인 이유
"어차피 아이만 잠깐 봐주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저도 처음엔 그랬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구조 자체가 달랐습니다.
다 함께 돌봄 센터는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이나 도서관처럼 주거지 가까운 곳에 설치되어 기본 돌봄과 특별 활동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합니다. 여기서 돌봄 생태계란 단일 시설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내 다양한 시설이 역할을 분담해 촘촘하게 연결된 지원 구조를 의미합니다. 수원시는 현재 지역 내 88곳의 돌봄 제공처를 운영 중이며, 다 함께 돌봄 센터와 지역아동센터가 그 핵심을 맡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이 더 절실한 아이들을 위해 정서 지원과 생활 지도까지 담당하는 아동복지 시설입니다. 학습 보조나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하는데, 제가 직접 센터 이용 후기를 살펴봤을 때 "단순히 맡기는 곳이 아니라 아이가 다니고 싶어 한다"는 반응이 꽤 눈에 띄었습니다. 이 부분이 민간 돌봄 서비스와 가장 다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눈에 들어온 부분은 장애아동 통합 돌봄 시스템이었습니다. 수원시는 경기도 최초로 다 함께 돌봄 센터 4곳에 장애아동 전담 돌봄 교사를 배치했습니다. 전담 인력에 대한 인건비와 운영비 전액을 시 예산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건 홍보용 숫자가 아니라 실제 예산이 움직이는 사업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자라는 환경을 만들려는 방향성, 이것이 제가 느낀 이 정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한계도 보입니다. 수원시 전체 인구가 120만 명에 육박하는 대도시임을 감안하면, 긴급 돌봄 거점이 5곳이라는 숫자는 수요 대비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센터 수용 인원 내에서" 연결이 가능하다는 조건은, 가장 절박한 순간에 정원이 차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아동 돌봄 실태조사에서도 긴급 돌봄 서비스 이용 경험자 중 이용 불가 경험 비율이 적지 않았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시설 수 확충과 함께 야간·긴급 돌봄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처우 문제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책이 지금보다 더 많은 가정에 실질적으로 닿으려면, 시설 수 확대와 인력 안정화라는 두 조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좋은 방향으로 시작한 정책이 현장에서도 꾸준히 작동하려면, 운영 인력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원시의 이번 맞춤형 아동돌봄 정책은 "아이를 낳으라"는 메시지보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당신 곁에 있겠다"는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급 돌봄 서비스 이용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콜센터(070-8219-3649)나 경기도 아동 언제나 돌봄 홈페이지에서 바로 신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망설이다 지나치기엔, 이 서비스가 필요한 순간은 늘 갑작스럽게 옵니다.